외국인 친구에게 곰탕을 소개하면 거의 매번 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곰(bear)으로 만든 국이야?" 아니다. 곰탕의 '곰'은 동물이 아니라 동사에서 왔다.
고다 → 곤국 → 곰국 → 곰탕
우리말 '고다'는 고기나 뼈를 진액이 빠져나오도록 푹 삶는다는 뜻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고다'의 관형형 '곤국'이 '곰국'으로 변하고, 국을 탕이라고 부르는 습관에 따라 '곰탕'이 되었다는 설을 소개한다. 1489년에 편찬된 『구급간이방언해』에서 이 말의 흔적을 찾는 견해도 있다.
물론 다른 설도 있다. 고기를 맹물에 넣고 끓였다는 뜻의 '공탕(空湯)'에서 왔다는 주장이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있다. 이름이 재료가 아니라 끓이는 방식을 가리킨다는 점이다.
이름에 재료가 아니라 '시간'이 들어 있는 음식.

이름이 곧 조리법이라는 것
세계의 국물 요리 이름을 떠올려 보자. 대개는 재료나 지역, 그릇에서 이름을 얻는다. 곰탕은 드물게 '어떻게 만드는가'가 이름이 된 음식이다. 서두르면 곰탕이 아니다. 불을 줄이고, 거품을 걷고,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그 이름을 얻는다.
한국 사람들은 무언가를 오래 들여 제대로 만드는 일을 두고 '푹 고았다', '우려냈다'고 말한다. 음식의 동사가 일상의 은유가 된 것이다. 과정에 이름을 붙이는 문화, 과정 자체를 존중하는 문화. 한류가 세계에 보여 준 가장 큰 미덕도 결국 그 과정의 성실함이었다.

외국 친구에게 이렇게 설명해 보자
- Gom doesn't mean bear. It comes from 'goda' — to simmer until the essence comes out.
- Gomtang = 'long-simmered so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