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래된 식당에 가면 벽 한쪽이 사인으로 가득한 경우가 많다. 맛있게 먹고 간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다. 가수도, 배우도, 운동선수도, 그리고 평범한 손님도 같은 벽에 이름을 남긴다.
벽이 쌓는 이야기
곰바로곰탕의 안쪽 벽은 노란 종이로 덮여 있다. 여기서 먹고 간 사람들이 한마디씩 적어 둔 것들이다. "여태껏 먹은 곰탕 중 최고였어요. 고기도 국물도 깍두기도" 같은 문장이 그대로 붙어 있다. 이제는 손님들도 노란 쪽지에 자기 나라 말로 한마디를 남긴다.

벽은 가게가 쓰는 것이 아니라, 다녀간 사람들이 함께 쓰는 기록이다.
식당이 성지가 될 때
해외 팬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다녀간 식당을 '성지'라고 부르며 찾아온다.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메뉴를 시키고, 벽의 흔적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한류를 따라 한국에 온 여행의 목적지가 공연장이 아니라 식당인 경우가 늘고 있다.
이것은 음식이 한류의 무대가 되는 순간이다. 사인 벽은 연결의 증거다. 다녀간 사람과 찾아온 사람, 한국 사람과 외국 사람이 한 그릇의 국물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다. 뼈대 음식은 그렇게 사람을 모으는 장소가 된다.

사인 벽 앞에서의 예절
- 먼저 주문하고, 사진은 그 뒤에
- 벽의 사인과 쪽지는 만지지 않기
- 다른 손님이 나오지 않게 찍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