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표현 중 하나가 있다. 김이 펄펄 나는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고 "아, 시원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뜨거운 걸 먹고 왜 시원하다고 할까.
온도가 아니라 속의 감각
여기서 '시원하다'는 차갑다는 뜻이 아니다. 막혀 있던 것이 풀리고, 속이 개운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말한다. 뜨거운 국물이 몸을 데우고 땀이 살짝 나면서 오는 해방감. 한국 사람들은 그 감각을 '시원하다'는 한 단어에 담는다.

번역하기 어려운 말일수록, 그 말을 만든 음식이 있다.
음식이 품은 감정의 언어
한류 팬들이 한국어를 배우다 보면 '정', '눈치', '한'처럼 딱 맞는 번역어가 없는 말들을 만난다. '시원하다'도 그중 하나다. 이 말을 진짜로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추운 날 뜨거운 국물을 한 그릇 먹어 보는 것이다.
뚝배기에 담겨 끓는 채로 나오는 국물,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식지 않는 온도. 곰탕은 한국어의 감정 하나를 몸으로 가르쳐 주는 음식이다.

'시원하다'의 세 가지 뜻
- 날씨 — 선선하다
- 마음 — 후련하다
- 국물 — 뜨거운데 속이 풀린다
